[시사직격] 136회_집 없는 죄 전세보증금과 회장님_2022.10.07 방송

집 없는 죄_전세보증금과 회장님

 

전세란?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가 내 집 마련을 하기 전에 거주할 공간을 얻는 방식 중 하나로서 유독 대한민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한순간에 빼앗길 위기에 처해진 세입자들이 늘어난고 있습니다. 2022.10.07일 시사 직격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경매에 넘어가고 있는 인천 미추홀구의 아파트들을 찾아가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그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 세입자들의 잃어버린 보증금

인천 미추홀구 아파트에서 전세 세입자로 살고 있는 한 부부는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계약 시 안전한 집이라며 부동산에서 써준 이행보증서까지 가지고 있었지만 이사한 지 두 달이 되기도 전에 집이 경매로 넘어간 것입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갔기 때문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아파트는 이곳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파악된 아파트만 20여 채가 넘었습니다. 각 아파트의 피해자들이 모여 사건 경위를 공유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계약이 공통적으로 5개의 공인중개사를 통해 이워졌고, 이 아파트에서 임대인이 다른 아파트에선 중개인으로, 또 다른 아파트에선 대리인으로 등장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입니다. 시사 직격은 해당 아파트의 임대인과 아파트를 중개한 공인중개사를 찾아 이런 일이 왜 벌어진 것인지 물어보게 됩니다.

(임대인이) 하고 있는 사업도 많고 믿을 만한 사람이고 그러니까 우리가 위험을 감수하고 이런 이행보증서를 써주는 거 아니겠냐고 했어요.
-'A' 아파트 세입자-

그분들이 만약에 (근저당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들어왔으면 사기인 게 맞죠. 하지만 다 알고 들어오셨잖아요. - 'A'아파트 임대인 -

전세보증금과 '남 회장'의 개발 사업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 여러 아파트들이 내는 관리비는 모두 하나의 관리업체로 입금되고 있었습니다. 이 관리업체의 대표 또한 피해 아파트의 임대인이었습니다.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시사 직격은 해당 업체에 대해 중요한 제보를 받게 됩니다. 이들은 모두 '남 회장'이라는 사업의 지휘 아래 움직이고 있고, 남 회장은 사업자금으로 세입자의 보증금을 투입했던 것입니다. 남 회장 측은 사업이 잘되면 세입자의 보증금을 변제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시사 직격은 '남 회장'은 누구인지 그리고 그가 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 중인지 살펴보았습니다.

"결론은 다 남 회장이라는 사람 지휘 아래서 활동을 하는 거죠 “
- '바'주택관리업체 관련 제보자 -

 

동해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전세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보상을 해주고 궁극적으로는 현재 인천 미추홀구의 임차인들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거의 할 수 있는 모든 노력들을 다 하겠다.
- 남회장 측 변호사 -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2021년 5월, 무자본 갭 투자로 300억 원의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일으킨 '세 모녀 전세사기' 사건의 피해자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민사소송에서 승소하고, 피의자가 사기죄로 구속되어 형사재판을 받고 있지만 전세금은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꼼꼼히 확인하고 전셋집에 들어갔음에도 법과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어 전세보증금을 갈취하는 치밀한 수법에 힘없는 세입자들은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기를 치는 사람들로 인해서 내가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고 인생이 끝날 수도 있구나 “
- '세모녀 전세사기' 사건 피해자 -

 

"한국의 주택시장은 투기적 주택시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집으로 돈을 벌 수 있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걸 용인하는 문화가 돼 있고요 “
- 김태근 변호사 / 세입자 114 운영위원장 -

 

저도 전세 세입자로서 아무리 확인하고 꼼꼼하게 알아본다고 하더라도 작정하고 사기 치는 사람들은 당해낼 수 없는 듯합니다. 대부분의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이 전세자금 대출을 통해 대출을 받아서 전셋집을 마련하곤 하는데요. 이렇게 전세금을 사기당하면 개인이 소송을 걸기도 힘들고 단체로 소송을 걸어 이긴다고 하더라도 전세금을 돌려받기 힘들며 장기간의 소송과 소송비용의 부담으로 힘없는 개인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법의 허접을 이용한 전세사기를 막을 수 있는 법안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